한국의사 독일에서 의사하기

한국 의사가 독일에서 의사가 되는 방법 - 준비물 (2)

베를린빌런 2023. 7. 14.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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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글에서는 대략적으로 필요한 서류의 개요에 대해 알아보았다. 필요 서류 10번이 한국에서 수학 및 수련, 근무했다는 증명서들인데, 체크리스트(지난번 글에 첨부되어 있음) 원문을 그대로 옮기자면

 

Nachweise über die abgeschlossene Ausbildung

  • Nachweis über den Abschluss des Hochschulstudiums (z. B. Diplom, Prüfungszeugnisse)
  • Nachweis über die praktische Ausbildung (z. B. Internatur, internship, Ordinatur), wenn im Herkunfts-/Studienland zum Abschluss der Ausbildung erforderlich
  • Nachweis der Berechtigung zur Berufsausübung im Herkunftsstaat (z. B. Berufszulassung, Erlaubnis, Lizenz)
  • Individualisierte Fächer- und Stundenübersicht pro Semester mit theoretischen und praktischen Unterrichtsstunden und Prüfungsinhalten
  • Nachweise über die bisherigen Berufserfahrungen und Fortbildungen (z. B. Arbeitsbuch, ausführliche Zeugnisse bisheriger Arbeitgeber, umfangreiche Fortbildungen – wenn vorhanden)

위와 같다. 

1. 기본적으로 학사 학위증과 성적표가 필요하다. 석사의 경우 커리큘럼 자체가 학사교육의 동등성을 인정받기 위해 필수적이진 않기 때문에 학위증명서와 성적표 정도만 준비했다.

2. 그리고 '인턴 수료 증명'을 강력하게 요구하는데, 이는 독일의 의과대학 교육과정 상 학생일 때 한국의 인턴에 해당하는 Praktikum을 마치고 졸업을 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인턴 때 '어떤 과를 몇 시간 동안 수련했다'라는 세부 내역표를 근무시간과 함께 테이블로 만들어서 필자가 수련받았던 병원의 교육수련부 직인을 받았다. 그 외에도 필자는 '인턴 수료증명서'를 제출하라는 코멘트를 받았는데, 이는 경력증명서에 인턴십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것을 어필하여 인정받았다. 학사학위증 - 인턴수료증명서, 학사성적표 - 세부내역표로 일대일대응하여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Internship에 대해 체크리스트에도 언급을 하고 있고, 실제로 서류를 제출했을 때에도 인턴 수료 증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독일로 와서 독일의사를 준비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독일의사를 도전한다면 최소한 한국에서 인턴은 마치고 오도록 하자. 

 

여기까지 '한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은 했음' '인턴은 함' 정도를 증명했다.

 

3. 이제 내가 한국에서 전문의라는 것을 증명하자. 필자는 의사면허증과 전문의자격증 원본을 아포스티유 붙여 가져갔다(보건복지부 면허민원에서 면허증명서를 받아서 아포스티유를 붙여가도 됨). 필자가 직접 서류를 제출했을 때 돌아온 응답은 'KMLE 합격증명서를 제출하세요' 였다. 아니 한국 국가고시를 합격했으니까 의사면허가 나왔지! 이걸 또 내라고? 라면서 혼자 쉭쉭 대긴 했지만, 내라면 내야지 어쩔 수가 없다. 국시원에서 합격증명서와 국시성적증명서를 발급해 주는데, 성적은 필요 없고 합격증명서만 있으면 된다. 이거 때문에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대신 발급 좀 해달라고 사정한 다음 아포스티유 대행업체에 돈을 써서 아포스티유를 받을 수 있었다. 국제우편까지 돈이 깨질 예정이었으나 다행히 베를린으로 놀러 오는 지인이 있어 그 편으로 서류를 받게 되었음. 면허, 자격 증명을 '의사면허증' '전문의자격증' 'KMLE 합격증명서' 이렇게 준비하자. 

 

필자가 받은 서류 추가제출 요구서의 일부. KMLE라는 시험 이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면서 합격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 '나는 한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긴 했고, 인턴도 했고, 한국 국가시험 통과해서 의사긴 의사임!' 까지는 증명을 했는데, 이 심사의 주요 목적은 '교육 과정의 동등성 증명'이니까, 이제 내 교육과정을 증명해야 한다. 

 

4. 의학전공 수업 및 시수 증명서

본인이 예과 2년 + 본과 4년, 학기 별로 어떤 수업을 몇 시간이나 들었는지를 표로 작성해서 가져가야 한다. 학기 별 수업시간 총계, 6년간 총계도 명시할 것. 혼자서는 절대로 진행할 수 없고 본인이 졸업한 의과대학 학사관리팀과 이야기를 해야한다. 일반적인 대학 수업은 학점에 따라 수업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이 글을 읽는 의사 여러분도 잘 알듯이 의과대학 커리큘럼은 시수가 안 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의과대학 행정실과 긴밀히 협조해서 작성한 다음 의과대학장 사인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필자의 경우 의대 행정실에 문의를 하여 본인이 직접 문서를 작성한 다음에, 의과대학 학사팀 컨펌을 받고, 그다음 행정실 통해서 학장님 결제를 받았다. 

 

당신의 학교에서 일본 의사가 되기 위해 진능시를 준비하던 분이 있다면 일이 더 쉬워질 수 있는데, 일본 의사를 준비하는 데에도 똑같은 서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인의 학교가 블록강의 등의 이유로 학사일정상의 강의 제목이 애매하게 적힌 과목이 있을 수 있는데, 이 때는 예를 들어 'Nephrology라는 이름 하에 해당 Organ System의 해부학, 약리학, 병리학, 생리학, 내과학, 외과학, 영상의학 등을 배웠다'라는 식의 별첨 문서를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더 깊게 들어가자면 해당 과목의 강의개요서를 확보하는 것이 제일 좋다. 

 

5. 그 외에 경력이 있을 때 경력증명 또한 요구하는데, 필자의 경우 한국에서 인턴 - 군의관 3년 - 레지던트 4년 - 펠로우 1년 - 봉직의 1년 순으로 근무하고 독일로 넘어온 케이스라 각 경력에 대해 하나 하나 서류를 준비했다. 군의관 3년은 육군본부에서 발급하는 '군경력증명서'를 준비하였고, 레지던트 4년의 경우 각 연차별로 1) 내 전문과의 세부 분과 수련시간, 2) 내 전문과의 검사 및 수술 건수 이렇게 두 가지 표를 전공의기록부에 기반하여 만들어서 과장님 1차 컨펌 - 교육수련부 최종 컨펌을 받았다(전공의기록부는 각자 학회에 문의하면 공문 형식으로 받을 수 있다). 마취과나 내과의 경우 세부 분과 수련 시간 정도만 준비하는 것 같던데, 필자의 경우 수술하는 과다 보니 검사 및 수술 건수를 따로 준비했다. 펠로우 동안의 수술건수(어시스턴트로 수술한 건수와 집도의로 수술한 건수 나누어서), 외래 환자 진료 건수 및 컨설트 건수를 서류로 종합하여 마찬가지로 과장님 - 교육수련부 최종 컨펌을 받았다. 

 

모든 서류는 한글로 작성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그 이유는 어차피 독일에 와서 독일에서 공인받은 번역가에게 번역을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어로 된 문서는 독어-한국어 번역가를 써야하고 영어로 된 서류는 독어-영어 번역가를 써야 하는데, 번역을 한 분이 몰아서 하는 것이 서류의 통일성도 있고, 한국인 번역가께서 일을 빠르게 잘해주시기도 하기 때문이다(한국에서 미리 컨택해서 번역할 내용을 PDF로 보내드린 다음 독일에 가서 우편으로 수령하면 된다). 

 

앞의 글과 함께 두 번의 글로 한국 의사가 독일에서 의사가 되려면 어떤 서류들을 준비해야하는지 알아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필자가 직접 서류를 제출하면서 겪었던 타임라인을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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