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취업 6

베를린에서 일 구하는 이야기 (1)

지난 10월, 바라고도 바라던 독일 의사 면허를 얻었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난 여전히 무직이었고, 통장 잔고는 떨어져 가고 있었고, 급기야 둘째 아이의 출산이 목전에 다가왔다. '무직'에서 '의사면허가 있는 무직'이 되었을 뿐. 의사 면허를 얻는 것은 은 마치 '그렇게 공주와 왕자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같은 동화책식 엔딩에 가깝다. 거기가 끝이 아니란 것을, 성인이라면 다 알고 있다. 필자가 한국에서 전공했던 과는 독일에서도 TO가 많지 않아 애초에 채용 공고 자체가 거의 안났고, 공고가 나더라도 대부분 현지 경력이 있는 경력직들로 채워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난 글에서도 한 번 언급은 했었지만, 독일 의대를 졸업한 사람들도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브란덴부르크를 떠돌다가 베를린에 들..

거의 다섯 달 만에 전하는 블로그 주인장의 근황

최근 대한민국의 의료 관련 이슈때문인지 블로그 방문자 수가 확 늘어난 게 느껴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지금 생활에 안빈낙도하고 있지만 남에게 추천드리고 싶진 않아요. 독일의사를 원해서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국행을 준비하시는 쪽이 들이는 노력 대비 만족감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 저는 베를린 근교 소도시인 Luckau라는 곳에서 Assistenzarzt 자리를 구해 일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했던 전공과 같은 과입니다. 아직 독일어가 완벽하지 않은데 저를 채용해 주신 Chefarzt에게 감사드립니다. 베를린에서 매일 04시 30분에 일어나서 기차를 두 시간씩 타고 출퇴근하지만, 퇴근하고 18시 이전에 집에 도착합니다. 당직은 아직 안 서봤네요 허허 2. 첫..

독일이민담화 2024.03.11

필자의 개인적인 Hospitation 후기

Hospitation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Arbeitsstelle 공고가 나서 지원을 했을 때, 병원 측에서 지원자에게 관심이 있으면 와서 하루 병원을 견학하게 해 준다. 이 때는 무언가를 배우고 익힌다기보다는 의국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어보는데 중점을 둔다. 견학 겸 지원자 면접을 보는 느낌? 이때 전공의들이 일하는 광경을 직접 보기도 하고, Staff들이 친히 수술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이때 Chefarzt와의 만남도 가지게 된다. 다른 블로그의 글에 따르면 반나절 정도 보고 가버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필자는 오후 4시경까지 구경을 하다가 누가 집에 가래서 그때서야 집에 왔다. 집에 와서 병원이 맘에 들면 적극적으로 여기서 일하고 싶어요!라고 어필을 하면 좋을 것이다. 아쉽게..

EP16. 얼떨결에 독일에서 취업한 이야기 (3)

본 글은 블로그를 운영하느 필자의 아내 시점에서 서술되었습니다. 면접 3번이 모두 끝나고, 채용이 확정되었다는 전화를 받은 이후에는 우선 입사일을 정해야 했다. 남편이 듣고 있는 전문어학 코스가 7월 첫 주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그 이후 일 주일 정도 텀을 두고 입사일을 잡았다(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었기에 남편이 육아에 집중할 수 있을 때로 정해야만 했다). 그러면서 사측에서는 계약서를 작성하여 나에게 우편으로 보내주었고, 나는 나의 개인정보와 은행계좌, 그리고 노동이 가능한 체류 허가를 가지고 있는지 등등 사측에서 요구한 문서를 우편으로 보내주었다(회사의 메인 오피스는 뮌헨이었기 때문이다. 본사는 뮌헨에 있고 베를린 사무실이 따로 있는 형태였다.). 계약서는 고용인측 사인이 이미 되어있는 상태로 두 부..

독일이민담화 2023.05.24

EP15. 얼떨결에 독일에서 취업한 이야기 (2)

이 글은 필자가 아닌 실제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필자의 아내 시점에서 서술되었습니다. 우연히 본인이 하던 직무의 채용공고를 발견한(Stepstone.de에서 보게 된 채용공고였다..!!) 그 순간, 채용이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긴 하지만, 엄연히 독일 지부에서 나온 구인 공고였고, 나는 독일어를 한 마디로 못하는 채로 이 땅에 왔었다. 영어는 곧잘 했지만, 독일에서 독일어를 못하는 사람을 채용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독일에 온 지 1달밖에 안되었던 순간이어서, 그 당시에는 여유로운 유럽 생활을 즐기고픈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이런 채용공고가 언제나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일단 공고에는 필요 언어가 영어만 적혀있었기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독일이민담화 2023.05.22

EP14. 얼떨결에 독일에서 취업한 이야기 (1)

지난 글에서 육아와 양립할 수 있는 독일의 직장문화에 대해 언급했었다. 필자는 독일에서 아직 일을 하고 있지 않고 Hausmann으로 있으며, 필자의 아내는 현재 독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며, 수습기간 6개월을 마치고 현재는 정직원으로 근무 중이다. 아내가 어떻게 직장을 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기록을 남긴다. 아내는 한국에서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고,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인사팀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가 딸을 낳게 되면서 육아 휴직을 냈다. 우리 가족이 독일에 오게 된 것은 육아휴직 중이었고, 육아휴직이 하루 하루 흘러갈 때마다 한국으로 돌아가서 복직을 해야할 지 아니면 사직서를 내야할 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다니던 직장의 동료 분이 베를린에 아는 한국 사람이 있다고 하여, ..

독일이민담화 2023.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