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사 독일에서 의사하기 15

근황토크 & 정보공유 - 28.07.2024

오래간만에 블로그 창을 열었다. 사실 아침 5시에 집을 나가서 저녁 6시에 귀가한 후 애들을 아내와 같이 보다보면 블로그에 무슨 댓글이 달리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감히 글을 쓸 생각은 더더욱 못하게 된다. 오늘은 당직 중에 약간 짬이 나서 글을 써본다. 이직은 아직 안(못) 했고, 첫 직장의 Probezeit가 3일 뒤면 끝난다. 끝나기 전 과장님과 면담을 했는데, 브란덴부르크 의사협회에서 수련기간 인정이 끝나고 전문의 자격이 나오는대로 Oberarzt(OA, 한국어로 바꾸면 ‘수련병원의 Staff’)로 진급시키겠다고 무려 서면으로 선포하심;;;; 뭔가 인정받은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한데, OA가 되면 Hintergrunddienst (한국에선 보통 ‘빽당’ 이라고 불렀다)를 서야하는데, 이게 V..

베를린에서 일 구하는 이야기 (3)

일과 육아에 치여 블로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그동안 조회수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는데, 블로그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유감스러웠다. 최근에 아내와 아이들이 한국을 방문하러 간 사이 블로그를 업데이트 하려고 한다. 일단 취업 3부작을 끝내고, 최근에 몇 가지 업데이트된 정보에 대해서 글을 올려드릴 예정이다. 그 이후엔 나도 몰? 루.. 일단 현재 일하는 병원에서 나에게 제출을 요구한 서류는 위 사진과 같다. ggf. 는 gegebenenfalls, '필요시에만'이라는 뜻이다. 1. ggf. 아이들의 출생증명서와 Kindergeld확인증. 필자가 일아는 병원은 아이가 있을 경우 월급에 추가적으로 지원금이 나온다. 2. 간호인력의 경우 졸업증명..

베를린에서 일 구하는 이야기 (2)

링크드인이나 구글에 검색을 해서 나오는 일자리 중 상당수는 에이전시를 통한 일자리들이다. 근데 이런 구인공고들이 거의 사기스러운 공고들도 많아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1) Assistenzarzt für Chirurgie in Potsdam이라는 제목인데 본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Großraum Potsdam이라고 적혀있음 -> 포츠담에 있는 병원 아님. 포츠담에서 Regional Bahn으로 갈 수 있는 곳은 다 저렇게 적어둠. 2) 허위공고도 있다. 어느 지역에 특정 과 자리 있댔는데 실제로 지원서 넣으면 다른 엉뚱한 자리들만 면접을 제안하는 경우 3) 에이전시 직원이 3가지 선택지를 줬는데 병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내가 지원하려는 과가 없는 병원임. 여기에 대해 이메일로 질문을 하니..

베를린에서 일 구하는 이야기 (1)

지난 10월, 바라고도 바라던 독일 의사 면허를 얻었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난 여전히 무직이었고, 통장 잔고는 떨어져 가고 있었고, 급기야 둘째 아이의 출산이 목전에 다가왔다. '무직'에서 '의사면허가 있는 무직'이 되었을 뿐. 의사 면허를 얻는 것은 은 마치 '그렇게 공주와 왕자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같은 동화책식 엔딩에 가깝다. 거기가 끝이 아니란 것을, 성인이라면 다 알고 있다. 필자가 한국에서 전공했던 과는 독일에서도 TO가 많지 않아 애초에 채용 공고 자체가 거의 안났고, 공고가 나더라도 대부분 현지 경력이 있는 경력직들로 채워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난 글에서도 한 번 언급은 했었지만, 독일 의대를 졸업한 사람들도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브란덴부르크를 떠돌다가 베를린에 들..

독일 의사 면허 발급

영겁의 기다림 끝에 독일 의사 면허를 받을 수 있었다. 10월 13일 자로 발급되어 10월 19일에 집으로 우편이 도착하였다. FSP 시험을 합격하고 서류를 Ergänzung한 다음, 12월 27일 자로 발급된 서류를 1월 말 경 우편을 받았으니 서류 발급일자 기준으로는 약 10개월가량, 우편을 받은 날짜 기준으로는 9개월가량 소요되었다. 2018년도에 6개월 만에 면허가 나오던 때와는 상황이 좀 변하여 모든 일처리가 약간씩 늦어지고 있다. 필자처럼 무식하게 독일에 계속 붙어있으면서 면허를 기다리는 것 보다는, 한국에서 면허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편이 금전적으로나 생활적으로나 훨씬 유리한 선택일 것이다. 필자는 아내가 여기서 취업을 하고 돈을 벌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을 버틸 수 있었다. 그동안 알게 ..

필자의 개인적인 Hospitation 후기

Hospitation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Arbeitsstelle 공고가 나서 지원을 했을 때, 병원 측에서 지원자에게 관심이 있으면 와서 하루 병원을 견학하게 해 준다. 이 때는 무언가를 배우고 익힌다기보다는 의국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어보는데 중점을 둔다. 견학 겸 지원자 면접을 보는 느낌? 이때 전공의들이 일하는 광경을 직접 보기도 하고, Staff들이 친히 수술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이때 Chefarzt와의 만남도 가지게 된다. 다른 블로그의 글에 따르면 반나절 정도 보고 가버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필자는 오후 4시경까지 구경을 하다가 누가 집에 가래서 그때서야 집에 왔다. 집에 와서 병원이 맘에 들면 적극적으로 여기서 일하고 싶어요!라고 어필을 하면 좋을 것이다. 아쉽게..

Hospitation을 해보자 - 그게 뭔가요? 어떻게 해요?

지난 4월, FSP를 합격하고 4개월 간 하릴없이 기다리기만 하던 중 필자와 필자의 가족들은 한국을 1개월 간 방문했었다. 그 당시에 필자는 수련을 받았던 모교 병원을 방문하여 석사 지도교수님을 찾아뵈었었다. 그전부터 독일로 간다고 말씀은 드렸었고, 이번에는 베를린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임시면허는 나왔으며 정식 면허는 아직 심사를 기다려야 한다는 근황을 전했다. '?????? 대학에는 OOO이 XXX과 주임교수 하면서 한국에 와서 몇 번 강연도 하고 그래서 명함도 교환하고 그랬는데, 베를린은 내가 아는 사람이 없네'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한참을 머릿속에 맴돌았다. 심사를 기다린 지 6개월이 넘었을 때에는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차지했다. 그래서 베를린에서 어학원도..

한국 의사가 독일에서 의사가 되는 방법 - 전문언어시험 (3)

시험 준비 하실 분들을 위한 팁과 노하우를 주절주절 써보는 글. Teil 1. Arzt - Patient Gespräch 일반적인 CPX의 흐름을 따라가면 되나, 한국과는 약간 중요도? 같은 것이 다른 부분들이 있다. 1. 환자 이름은 꼭 철자를 확인 : 환자 이름을 틀릴 경우 감점이 아주 크다고 알려져 있다. 반드시 buchstabieren 해달라고 하거나, 아는 이름이라도 doppel s인지 ß인지 등 헷갈릴 수 있는 철자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 외에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생년월일 등의 환자 개인 정보가 배점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Allergie병력을 꼭 확인 : Allergie가 생각보다 중요하다. Asian과는 다르게 서양인들은 Anaphylaxis로 이어지는 심한 알레..

한국 의사가 독일에서 의사가 되는 방법 - 전문언어시험 (2)

Fachsprachprüfung은 생각보다 만만찮은 시험이다. 필자의 경우 2022년 10월 4일에 첫 시험을 쳤는데, 연습 부족 + 독감 + 깐깐한 채점관 3 연타를 맞고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는 빡침 에너지를 12월까지 이어서 열심히 준비했더니 12월 12일 시험은 합격할 수 있었다(사실 운 좋게 내 전문과목 케이스가 나와서, 관련 지식이 많은 것이 한몫했다). 사실, 주변에 둘러봐도 한 번 떨어져 본 한국인은 나 말고는 찾을 수가 없었으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한 번에 붙을 수 있을 것이다. 베를린에는 필자가 알기로는 FSP 대비 코스를 운영하는 기관이 3~4군데 정도 된다. 1. Charité Universitätsmedizin International Academy(ChIA) - Kommini..

한국 의사가 독일에서 의사가 되는 방법 - 전문언어시험 (1)

베를린에서 의사면허를 신청할 때, 다른 모든 서류는 미리 준비해서 제출할 수 있지만 한 가지 서류는 절대로 미리 준비할 수가 없는데, 그것이 바로 전문언어시험 (Fachsprachprüfung, FSP)에 합격했다는 합격증서이다. 이 시험에 응시하려면 FSP를 서류들을 LaGeSo에 우편으로 제출하고 받은 Eingangsbestätigung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통은 FSP합격증이 다른 모든 추가서류 중에서도 맨 마지막에 얻게 될 서류이기도 하다. Eingangsbestätigung을 받았다면 바로 Ärztekammer Berlin 사이트에 들어가도록 하자. https://www.aekb.de/aerzt-innen/aus-dem-ausland-ins-ausland/fachsprachpruef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