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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 계약서에 사인을 마쳐도 끝이 아니더라

12월에 새로 이사할 집의 관리업체와 임대차계약을 끝냈다. 업체에서 계약서 두 부를 우편으로 보내주면 검토한 후 둘 다 사인을 해서 다시 업체에 우편을 보낸다. 그러고 나면 업체에서 계약서에 사인 후 한 부는 업체가 갖고, 한 부는 우리에게 다시 보내준다. 그러면 업체와 내가 양쪽 사인이 다 들어간 계약서를 하나씩 가지게 되는 것이다. 12월 중순에 계약서를 전달받고는 아내와 술 한잔 하면서 그동안의 마음 졸임을 쓸어내렸다. 큰 도움 주셨던 전 세입자 분께도 집 치수를 측량하러 간다는 명분 아래 좋은 샴페인 한 병도 갖다 드렸다. 이렇게 근심걱정은 다 사라진 줄 알았다. 전 세입자(우리의 계약 시작일자가 3월이니까 12월 당시에는 이 분이 거주 중이었다)로부터 1월부터 집의 관리업체가 변경이 된다는 연락..

독일이민담화 2023.06.29

EP26. 얼떨결에 얻어걸린 복

겨울이 오고 있었다. 8월 정도부터 집을 구하기 시작했는데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수많은 집들을 보러 다녔고 10군데 이상을 지원했으나 대부분은 답변 자체가 없었다. 점점 초조해지고 있었다. 이러다간 정착이고 뭐고 당장 3월에 짐 싸서 한국에 들어가야 할 판이었다. 독일에 와서 개인적으로 이루려고 했던 것들은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허무하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인가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열심히 Immoscout24를 뒤졌고, 열심히 베를린리포트에 들어갔고, 열심히 독일에서 집 구하기(페이스북 그룹)을 기웃거렸다. 그러던 도중 베를린리포트에서 베를린 3 Zimmer Wohnung의 나흐미터를 구한다는 한국 분의 글이 올라왔다. 중앙역에서 도보 10분. 신축. 이듬해 3월부터 들..

독일이민담화 2023.06.27

EP25. 몇 달 째 집이 안 나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독일은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할 때 상당히 여유로운 편이다. 전 세입자가 짐을 챙겨서 나가고 난 후 바로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어떨 때는 몇 달 뒤에 세입자를 구하는 경우도 제법 보인다(그동안 하자보수나 리모델링 등을 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한국은 전 세입자가 이사를 나가자마자 오후나 다음 날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확실히 문화가 좀 다르긴 하다. 필자도 집을 비워 주고 1개월 뒤에서야 퇴거청소 및 하자보수 영수증을 받았다(당연히 보증금에서 까였다). 그런데 집주인이 독일인이, 아니 유럽인이 아니고 중국인인 집이 세입자를 구하기 시작한 지 5개월 동안 세입자를 못구했다? 이런 경우는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Immoscout24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

독일이민담화 2023.06.25

EP24. 월세 선납이 가능하면 보증금으로 묻으라는 집주인

인간은 공포에 사로잡히면 이성이 어느 정도 마비가 되기에 정상적인 판단을 잘하지 못하게 된다. 11월 경의 우리 부부가 딱 그랬다. 계약 종료일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는데 아직 계약이 진행되어 가는 집은 없었고, 어린아이를 안고 길바닥에 나앉을 수는 없었기에 필사적으로 월세 매물을 찾아보고 여기저기 모두 연락을 돌려보던 참이었다. 그 와중에 우리가 살던 집 바로 아래층에 104qm 집이 세입자를 찾기 시작했다. 월세가 2999유로인 것이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그냥 애를 키울 수 있는 넓은 평수의 집이기만 하면 독은 어떻게던 한국에서 끌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때 절반 정도는 정신이 나가있었던 것 같다. 여하튼 바로 아래층이라 집을 보러 가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았는데, 가구..

독일이민담화 2023.06.23

EP23. 집을 원해? 직장부터 구해오렴.

Immoscout24를 프리미엄 6개월 결제를 하고 3 Zimmer 이상, 80qm 이상인 집들을 계속 찾던 와중에 Westend 역 근처에 있는 신축 단지 월세 매물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특정 부동산 회사에서 월세 물량을 푼 것으로 보였다. https://goo.gl/maps/2HPGtESSo1uTKVBw9 Sophie-Charlotten-Straße 117D · Sophie-Charlotten-Straße 117D, 14059 Berlin, 독일 Sophie-Charlotten-Straße 117D, 14059 Berlin, 독일 www.google.com 이 동네는 Immo24 사이트에서 지원을 하고 나면 나에게 개인 메시지로 Open House Day를 지정하여 보내준다. 해당되는 시간에 방문하..

독일이민담화 2023.06.21

EP22. 그리고 또 베를린의 집을 찾아 나서는 여정

집을 구해서 베를린에 들어왔고, 아내는 취업을 했고,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니고,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려나가는 것 같아 보였지만 해결되지 않은 숙제들이 남아 있었다. 첫 번째로는 필자의 직업활동이 해결이 되지 않았다(사실, 베를린에 온 지 1년이 넘은 지금도 해결이 안 되었다). 물론 슈페어콘토로 3만 유로 약간 넘는 돈을 가져오긴 했지만 이건 1년이라는 기한이 있는 돈이다 보니 언젠가는 고갈될 돈이었기에, 내가 돈을 벌어야 아내가 파트타임으로 전환을 하는 등 유연한 업무 형태가 가능하게 된다. 사실 이 부분은 한국에서 가지고 있던 자격사항을 여기에서 인정을 받아야 해결이 되는데 독일의 공무 처리 속도에 치를 떨고 있다. 추후 완만하게 해결되면 해당 내용에 대해 글을 써볼 계획이다. 두 번째로는 집이다...

독일이민담화 2023.06.19

독일에서 이유식 먹이는 이야기

베를린에 들어오기 전에는, 독일에서 살게 되면 아이가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 인터넷으로 검색했을 때는 시판 이유식이 매우 잘 되어 있고, 독일 소아과 의사들도 다양한 식재료에 노출시키기 위해 시판 이유식을 추천한다는 글 들이 몇 가지 보였다. 정말 여기 사람들은 제품으로 출시된 이유식을 먹일까? 종류가 다양하지 않으면 질리지 않을까? 아이가 거부하면 어떡하지? 등의 고민거리가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8개월 딸내미는 돌이 될 때까지 직접 만든 이유식을 거의 먹지 않았다. 4개월 내내 시판 이유식을 먹었고 별다른 문제없이 돌을 맞이했다. 오히려 엄마가 직접 해준 이유식을 거절하는 경우가 더 많으면 많았지, 시판이유식을 매우 잘 먹곤 했다. 각종 업체에서 4개월 부터 12개월 까지 먹을 수 ..

독일생활정보 2023.06.17

EP21. 베를린의 여름. 그런데 에어컨이 없는

베를린이나 함부르크에는 가정집에 에어컨을 달아놓은 경우가 거의 없다. 일단 여름이 습하지 않아 집 안에서는 블라인드 등으로 햇빛을 차단하고, 바람만 어느 정도 불어주면 창문을 열어놓고 있으면 그다지 덥다는 기분을 느끼기 힘들다. 여름에 파리는 제법 많지만 모기가 거의 없다. 여기 사람들은 날이 더우면 집 안에 있지 않고 호수나 수영장 등 밖으로 나돌아 다닌다. 에어컨을 틀만큼 더위가 심한 날은 대개 1년에 일주일 이내여서 조금만 버티자는 마인드도 많다. 그래도 아기는 좀 시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국으로 오시는 지인 편으로 가져온 물건은 유모차 통풍시트. 보조배터리를 USB로 연결하면 바람이 나오는 형태의 통풍시트를 구입했다. 이걸 달고 나서 부터 아이가 유모차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 한다. 말은 못..

독일이민담화 2023.06.15

베를린에서 가까운 워터파크 Tropical Island

독일의 여름은 덥긴 하지만 한국의 무더위와는 달리 습기가 거의 없어 해만 피하면 서늘한 느낌이 들고 바람만 불어도 시원하기 때문에 한국인의 기준에서 매우 매우 매우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겨울은 그 반대인데, 이곳은 겨울이 우기이기 때문에 항상 먹구름이 껴있고 우중충하며,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도 많아 '회색 도시'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설상가상으로 오후 3시 30분이면 해가 져버리기 때문에 긴 시간을 집에 틀어박혀있어야 한다. 우울하기 짝이 없는 겨울에 어떻게 던 기분 전환을 해야겠기에, 베를린 근교에 있는 열대우림 워터파크로 차를 몰고 달렸다. https://goo.gl/maps/zQV9j5LeL7DR2WHK9 트로피컬 아일랜즈 · Tropical-Islands-Allee 1, 15910 Kraus..

여행기록 2023.06.13

베를린에서 가장 인기있는 카셰어링, Miles

베를린은 대도시라서 사실 내가 꽤나 외곽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 자동차 없이 다닐 수가 있다. 특히 이전 글에서 한 번 언급했듯이 유모차나 휠체어를 대동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자동차가 필요한 일은 언젠간 생기기 마련이다. 필자가 베를린에서 차자 필요했던 순간은 첫 번째로 이케아와 바우하우스 같은 외곽에 있는 창고형 가구점을 방문할 때, 두 번째로는 베를린 근교에 있는 워터파크에 놀러 갔을 때, 세 번째로는 베를린에서 자동차로 세 시간 정도 걸리는 폴란드의 해변에 놀러 갔을 때였다. 세 번째 여행의 경우는 2박 3일 일정이었기 때문에 Sixt에서 차를 렌트해서 다녀왔지만, 이케아의 경우는 주로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을 픽업하러 가는 길이기 때문에 ..

독일생활정보 2023.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