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은 대도시라서 사실 내가 꽤나 외곽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 자동차 없이 다닐 수가 있다. 특히 이전 글에서 한 번 언급했듯이 유모차나 휠체어를 대동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자동차가 필요한 일은 언젠간 생기기 마련이다. 필자가 베를린에서 차자 필요했던 순간은 첫 번째로 이케아와 바우하우스 같은 외곽에 있는 창고형 가구점을 방문할 때, 두 번째로는 베를린 근교에 있는 워터파크에 놀러 갔을 때, 세 번째로는 베를린에서 자동차로 세 시간 정도 걸리는 폴란드의 해변에 놀러 갔을 때였다. 세 번째 여행의 경우는 2박 3일 일정이었기 때문에 Sixt에서 차를 렌트해서 다녀왔지만, 이케아의 경우는 주로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을 픽업하러 가는 길이기 때문에 길어봤자 4-6시간을 이용할 뿐이어서 자동차를 렌트하기엔 좀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베를린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현재 Miles만 이용하는 중이다.
베를린에서 가장 대중적인 카셰어링 서비스는 Sharenow와 Miles가 있는데, Sharenow의 경우는 나의 운전면허증을 스캔시켰더니 면허증 발급 후 1년이 경과되지 않아 회원 가입이 불가능하여 아직 써보지 못했다. Miles의 경우는 회원가입은 가능했으나 보유 차량 중 일부만 빌릴 수 있었고, Rookie비용을 따로 월에 9유로씩 청구했었다. Sixt Share의 경우 제한 없이 카셰어링이 가능했지만 요금을 1분당으로 매기기 때문에 가격적인 압박이 심한 편이다(Miles는 기본적으로 km당 요금을 청구하고, 주차모드 진입 시 분당 요금이 일부 계산된다).
하지만 Miles의 경우 별도로 나의 한국 운전면허증의 번역공증본(성공적으로 한국 운전면허를 독일 운전면허로 교환하였다면 대사관에서 한 부를 만들었을 것이다)을 첨부하여 나의 운전 경력이 1년 이상임을 증명하면 군말없이 Rookie모드를 해제해 주고, 이때까지 썼던 Rookie비용도 다 환불을 해준다! Miles 앱에서 FAQ - Submit a request로 들어가면 된다. 반드시 요구하여 추가금액을 내는 일이 없도록 하자.
한국에서 쏘카를 이용해보신 분이나, Beam 같은 공유킥보드를 이용해 보신 분이라면 익숙할 만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 앱을 실행하면 주변에 가용한 차량을 띄워주고, 원하는 사이즈의 차량을 고르면 된다. L사이즈의 경우는 큰 밴을 빌리는 비용이면 S와 M 사이엔 요금 차이가 없다.
S급 차량: 폭스바겐 폴로, I.D 3 와 그에 준하는 사이즈의 다른 차량등
M급 차량: Audi A4 Avant, SEAT Leon, Audi Q2, VW Taigo 등
L급 차량: Mercedes Sprinter 밴
기본적으로 내가 달린 km에 따라 비용이 결정되지만, 원한다면 3시간, 6시간, 1일, 2일 등 기간을 지정해서 빌릴 수도 있다(최대 5일)
독일에서 운전면허를 받자마자, 1년이 지나지 않아도 내가 어필하면 추가비용을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으니 독일에서 운전면허를 교환했다면 필요할 때 쏠쏠하게 이용하도록 하자. 주로 이케아에서 어느 정도 큰 가구들 실어올 때 이만한 서비스가 없다.
참고로 독일의 도로규칙은 몇 가지만 조심하면 한국에서의 운전과 크게 다르지 않고, 운전자들은 한국에 비해 훨씬 젠틀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독일 운전을 더 쉽다고 느낄 수도 있다.
1. 좌회전이 대부분 비보호이다 - 조심해서 할 것. 좌회전 신호가 따로 있는 사거리도 존재는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직진신호에서 비보호
2. 사거리에서 우회전은 반드시 직진신호(파란불) 일 때만 한다!
3. 한국과 반대로 직진차량보다 우측에서 합류하는 차량이 우선권이 있다. 우측에서 우회전해서 들어오면 양보해 주자.
4. 네비게이션이 카메라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다. 알아서 제한속도 지킬 것.
이 정도만 조심하면, 한국에서 운전 무리 없이 하신 분들은 적응하는 데에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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