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의 독일어 공부와 1개월의 짐 싸기를 마친 후 2022년 4월 어느 날, 우리 가족은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짐이 많아서 인천공항까지 차량을 따로 예약해서 이동을 하였다(카카오 벤티를 원하는 시간에 출발할 수 있게 콜밴처럼 이용할 수 있다).
이민가방 5개와 28인치 캐리어 하나, 아기 캐리어 하나와 유모차가 수하물로 비행기에 실렸다. 우리는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을 이용하였고, 아이는 만 2세 미만이었기 때문에 좌석은 따로 구입할 필요는 없었으며 서비스비용으로 티켓값의 10%만 지불하였다.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의 경우 1인 당 무료 수하물로 32kg 가방을 2개 까지 실을 수 있으며, 아이의 경우 10kg 짐 하나와 유모차 또는 카시트 1개를 추가로 부칠 수 있다. 우리 부부는 인당 추가 수하물을 1개씩 비용을 내어, 총 6개의 짐을 더 부쳤다. 위탁 수하물 외에도 기내 수하물이 인당 가방 두 개씩! 일반적인 수준에서 비행기에 실을 수 있는 만큼 실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베를린까지는 서울에서 직항이 없기 때문에, 파리를 경유하여 에어프랑스로 베를린에 도착하는 일정을 잡았다. 같은 스카이팀 소속이라 수하물 연계가 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는데, 다행히도 수하물 연계가 되었다(프랑크푸르트에서 루프트한자를 이용하여 경유하면 짐을 모두 찾아 출구로 나온 다음에 2 터미널에서 1 터미널로 이동한 다음 다시 체크인을 하고 수하물을 부쳐야 한다...!!).
파리까지 11시간 30분의 일정이었는데, 8개월 아이와 함께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생각보다도 너무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이륙하고 착륙할 때 기압차로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드는 것은 공갈젖꼭지로 어째 저째 해결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어린아이가 좁은 공간에서 10시간 넘게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본인에게도 고역이었을 것이다. 잠이 오는데도 환경은 바뀌어 있고, 더워서 못 자고 있는 걸 승무원분이 부채질을 해줘서 겨우 잠들기도 하고.. 아이에게 좌석 한편을 비워줘야 했던 아내가 너무나도 고생했다. 다시 한번 고생해 준 아내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정신없는 비행을 마치고 샤를 드 골 공항에서 한 시간 가량 휴식한 후, 베를린으로 향하는 에어프랑스 비행기를 탑승했다. 8개월 아기가 너무나도 고단했는지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는데... 얼마나 심하게 울었냐면, 아이 울음소리 때문에 기내 안내방송이 나가다가 중단되어야 했을 정도.... 시끄러워도 아무 내색 하지 않아 주신 다른 승객 분들에게 감사했다. 그래도 비행시간이 1시간 45분가량으로 짧아서 어째 저째 베를린에 도착하게 되었다. 드디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한데, '어째 저째' 도착했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린다. 어째 저쨰 잘...
베를린 공항에서도 미리 예약해둔 밴을 타고 목적지까지 이동했다. 밤늦은 시간이어서 일단 집 바로 앞에 있는 호텔에 숙박을 하기로 했고, 낮 시간에 이사 들어갈 집 열쇠를 받기로 했다.
호텔방에 누워서 잡을 청했을 때에도, 내가 이 낮선 땅에 살아보려고 왔구나 라는 실감이 들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면, 여행 온 것처럼 마냥 즐거운 일만 가득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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