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민담화

EP7. 이사 완료

베를린빌런 2023. 5. 8. 06:37
728x90
반응형

우리가 베를린에 도착했던 날이 하필이면 토요일 밤이었고, 당연하게도 우리가 들어가게 될 집을 관리하는 업체는 일요일에 일을 하지 않아서, 우리는 비행기에서 내리고 이틀이 지나고 난 월요일 오전이 되어서야 우리가 1년간 살게 될 집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당일 아침에는 우리의 집을 중개해 준 우리 측 업체 대표님께서 직접 출장을 나오셔서 동행해 주시고, 같이 집을 봐주셨다. 

 

Übergabeprotokoll이라고 불리는, 세입자로서 집을 넘겨받는 과정은 글로 적기엔 간단하다. 첫 번째로, 임대인(의 대리자인 업체의 담당자)와 임차인이 같이 집을 둘러보면서 하자 여부와 수리 필요한 부분을 확인한다(본인의 경우 식기세척기가 현재 수리 중이며 1주일 뒤에 설치하러 직원이 올 거라는 확인을 받았다). 두 번째로, 수도 계량기와 전기 계량기, 난방 계량기를 모두 확인하여 당일의 숫자를 체크한다. 세 번째로, 양측이 모두 위 사항을 확인한 서류에 서명한 후, 집 열쇠를 넘겨받는다. 

 

첫날이 짐도 들어와야 하고 정신없기는 한데, 짐이 들어오기 전에 반드시 집을 한 번 더 체크해 보길 권한다. 처음 외국에서 집을 구해 들어왔을 때는 정신이 없기도 하고, 잔뜩 긴장해 있어서 눈에 하자들이 제대로 안 보이기 마련이다. 열쇠를 넘겨받은 다음에 반드시 집을 한 번 더 체크해서 확인되지 않은 하자가 있는지 확인하자. 사진과 함께 얼른 관리업체에 메일을 보내면 해당 내용을 반영하여 서류를 수정할 수 있다. 메일로 보내서 체크하긴 애매한 작은 하자라도, 날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찍은 날짜 및 위치가 자동으로 저장되어 있어 편하다) 일단 촬영해 두자. 나중에라도 뒷말이 나오게 되면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고, 증빙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독일에서는 더더욱...

 

독일에서의 첫 집. 해가 잘 들어오고 아늑한 느낌이 좋았다.
자그마한 Logia(테라스). 독일의 보눙 들은 한국식 베란다 보다는 대부분 이런 스타일의 Logia를 가지고 있다.
처음 살게된 집의 바깥 전경.

예쁜 집을 얻어다주신 우리 측 업체 대표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아기 짐부터 하나하나 풀기 시작했다. 이 이사는 장장 한 달이 걸렸는데, 그 이유는 한국에서 보낸 택배박스들이 한 번에 한 박스씩 배송이 되었기 때문이다(세관 검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수십 박스를 다 보내지 않고 한 박스씩 나눠서 배송을 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독일은 택배를 그냥 문 앞에 두고 가는 일도 없고 (이웃에게 맡기면 맡겼지 문 앞에 택배박스를 덩그러니 두는 일이 없다. 집이 아닌 사람에게 배송하는 것이 여기 원칙!). 특히 국제택배는 본인이 받지 않으면 그냥 다시 들고 가버리기 때문에 처음 한 달은 거의 낮에 택배만 기다리면서 지냈던 것 같다. 외출하기 복잡해질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거의 매일을 미어캣 마냥 택배를 기다리다가, 주말이 되면 택배 걱정 안하고 나돌아 다니다가, 평일엔 다시 미어캣이 되는 생활을 거의 4주 이상 하고, 택배 20박스가 모두 도착한 날 아기를 재워두고 부부는 맥주를 한 잔 하며 자축했다. 

 

이사는 끝났고, 독일에서 처음 시작한 활동은 어학원 다니기 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