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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 - 독일 전문의 시험

며칠 전 필자는 독일 전문의시험까지 합격하여 한국 - 독일 동시 전문의를 달성하였다. 한국-독일 동시전문의가 본인이 최초는 아닌데(애초에 필자에게 많은 영감을 주신 네이버블로그 드레싱 선생님(https://m.blog.naver.com/twmine?tab=1)이 이미 베를린에서 전문의시험도 안치고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자격을 인증받은 선례가 있다), 비뇨의학과에서는 본인이 아는 범위 한에서는 필자가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다(필자가 모르는 다른 분이 계실 수도 있다!). 전문의시험 후기를 남기면서 "한국의사 독일에서 의사 하기" 코너를 슬슬 마무리하고자 한다. 필자는 한국에서도 전문의자격 취득 이후에 펠로우 1년 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커리어가 없기 때문에(코로나 전담병원에서 1년 코로나치료를 하고 바로..

독일 전문의 시험을 신청하다.

한국에서의 수련기간 46개월 을 브란덴부르크 의사협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독일에서 추가로 14개월을 수련해서, 총 60개월을 채우고 5년의 수련을 완료하였다. 이제 나는 독일 전문의 시험을 신청할 수 있다. 이 과정도 여전히 ChatGPT가 함께했다. 브란덴부르크 의사협회 홈페이지에서 이 경로로 들어온 다음 (다른 주는 제가 몰라요!!) 이 녀석이 우리가 작성해야 할 전문의시험 신청서이다. 필수 제출 서류 정리 (PDF 기준):작성 및 서명된 신청서 원본이력서 (Lebenslauf)독일에서의 연수에 대한 Zeugnisse (연수 확인서)연수 기간, 전일제/시간제 여부, 중단 여부연수 중 습득한 지식, 경험, 기술연수기관의 적합성 평가 포함Logbuch (전자 또는 종이 형식)WBO 2020에 따..

수련기간을 인정받다.

2024년 5월에 브란덴부르크 의사협회에 한국에서의 수련기간 인정을 위한 서류를 접수하였는데, 최근에서야 결론이 난 관계로 그 후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필자는 직장이 브란덴부르크에 속해있어 브란덴부르크 의사협회 소속이므로, 브란덴부르크 의사협회에서 수련기간 인정 과정을 진행했다. 이 수련과정 인정도 주마다 차이가 있는데, 예를 들면 베를린 의사협회의 경우 위 사진처럼 Anerkennung con Weiterbuldungszeiten(수련기간만 인정)과 Antrag auf Anerkennung von abgeschlossenen Qualifikationen(외국에서 받은 전문의 자격을 디렉트로 인정) 항목이 있어 전문의 시험을 면제받으면서 전문의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반면에 (이에 대한 후..

근황토크 & 정보공유 - 28.07.2024

오래간만에 블로그 창을 열었다. 사실 아침 5시에 집을 나가서 저녁 6시에 귀가한 후 애들을 아내와 같이 보다보면 블로그에 무슨 댓글이 달리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감히 글을 쓸 생각은 더더욱 못하게 된다. 오늘은 당직 중에 약간 짬이 나서 글을 써본다. 이직은 아직 안(못) 했고, 첫 직장의 Probezeit가 3일 뒤면 끝난다. 끝나기 전 과장님과 면담을 했는데, 브란덴부르크 의사협회에서 수련기간 인정이 끝나고 전문의 자격이 나오는대로 Oberarzt(OA, 한국어로 바꾸면 ‘수련병원의 Staff’)로 진급시키겠다고 무려 서면으로 선포하심;;;; 뭔가 인정받은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한데, OA가 되면 Hintergrunddienst (한국에선 보통 ‘빽당’ 이라고 불렀다)를 서야하는데, 이게 V..

베를린에서 일 구하는 이야기 (3)

일과 육아에 치여 블로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그동안 조회수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는데, 블로그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유감스러웠다. 최근에 아내와 아이들이 한국을 방문하러 간 사이 블로그를 업데이트 하려고 한다. 일단 취업 3부작을 끝내고, 최근에 몇 가지 업데이트된 정보에 대해서 글을 올려드릴 예정이다. 그 이후엔 나도 몰? 루.. 일단 현재 일하는 병원에서 나에게 제출을 요구한 서류는 위 사진과 같다. ggf. 는 gegebenenfalls, '필요시에만'이라는 뜻이다. 1. ggf. 아이들의 출생증명서와 Kindergeld확인증. 필자가 일아는 병원은 아이가 있을 경우 월급에 추가적으로 지원금이 나온다. 2. 간호인력의 경우 졸업증명..

베를린에서 일 구하는 이야기 (2)

링크드인이나 구글에 검색을 해서 나오는 일자리 중 상당수는 에이전시를 통한 일자리들이다. 근데 이런 구인공고들이 거의 사기스러운 공고들도 많아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1) Assistenzarzt für Chirurgie in Potsdam이라는 제목인데 본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Großraum Potsdam이라고 적혀있음 -> 포츠담에 있는 병원 아님. 포츠담에서 Regional Bahn으로 갈 수 있는 곳은 다 저렇게 적어둠. 2) 허위공고도 있다. 어느 지역에 특정 과 자리 있댔는데 실제로 지원서 넣으면 다른 엉뚱한 자리들만 면접을 제안하는 경우 3) 에이전시 직원이 3가지 선택지를 줬는데 병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내가 지원하려는 과가 없는 병원임. 여기에 대해 이메일로 질문을 하니..

베를린에서 일 구하는 이야기 (1)

지난 10월, 바라고도 바라던 독일 의사 면허를 얻었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난 여전히 무직이었고, 통장 잔고는 떨어져 가고 있었고, 급기야 둘째 아이의 출산이 목전에 다가왔다. '무직'에서 '의사면허가 있는 무직'이 되었을 뿐. 의사 면허를 얻는 것은 은 마치 '그렇게 공주와 왕자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같은 동화책식 엔딩에 가깝다. 거기가 끝이 아니란 것을, 성인이라면 다 알고 있다. 필자가 한국에서 전공했던 과는 독일에서도 TO가 많지 않아 애초에 채용 공고 자체가 거의 안났고, 공고가 나더라도 대부분 현지 경력이 있는 경력직들로 채워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난 글에서도 한 번 언급은 했었지만, 독일 의대를 졸업한 사람들도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브란덴부르크를 떠돌다가 베를린에 들..

거의 다섯 달 만에 전하는 블로그 주인장의 근황

최근 대한민국의 의료 관련 이슈때문인지 블로그 방문자 수가 확 늘어난 게 느껴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지금 생활에 안빈낙도하고 있지만 남에게 추천드리고 싶진 않아요. 독일의사를 원해서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국행을 준비하시는 쪽이 들이는 노력 대비 만족감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 저는 베를린 근교 소도시인 Luckau라는 곳에서 Assistenzarzt 자리를 구해 일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했던 전공과 같은 과입니다. 아직 독일어가 완벽하지 않은데 저를 채용해 주신 Chefarzt에게 감사드립니다. 베를린에서 매일 04시 30분에 일어나서 기차를 두 시간씩 타고 출퇴근하지만, 퇴근하고 18시 이전에 집에 도착합니다. 당직은 아직 안 서봤네요 허허 2. 첫..

독일이민담화 2024.03.11

독일 의사 면허 발급

영겁의 기다림 끝에 독일 의사 면허를 받을 수 있었다. 10월 13일 자로 발급되어 10월 19일에 집으로 우편이 도착하였다. FSP 시험을 합격하고 서류를 Ergänzung한 다음, 12월 27일 자로 발급된 서류를 1월 말 경 우편을 받았으니 서류 발급일자 기준으로는 약 10개월가량, 우편을 받은 날짜 기준으로는 9개월가량 소요되었다. 2018년도에 6개월 만에 면허가 나오던 때와는 상황이 좀 변하여 모든 일처리가 약간씩 늦어지고 있다. 필자처럼 무식하게 독일에 계속 붙어있으면서 면허를 기다리는 것 보다는, 한국에서 면허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편이 금전적으로나 생활적으로나 훨씬 유리한 선택일 것이다. 필자는 아내가 여기서 취업을 하고 돈을 벌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을 버틸 수 있었다. 그동안 알게 ..

필자의 개인적인 Hospitation 후기

Hospitation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Arbeitsstelle 공고가 나서 지원을 했을 때, 병원 측에서 지원자에게 관심이 있으면 와서 하루 병원을 견학하게 해 준다. 이 때는 무언가를 배우고 익힌다기보다는 의국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어보는데 중점을 둔다. 견학 겸 지원자 면접을 보는 느낌? 이때 전공의들이 일하는 광경을 직접 보기도 하고, Staff들이 친히 수술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이때 Chefarzt와의 만남도 가지게 된다. 다른 블로그의 글에 따르면 반나절 정도 보고 가버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필자는 오후 4시경까지 구경을 하다가 누가 집에 가래서 그때서야 집에 왔다. 집에 와서 병원이 맘에 들면 적극적으로 여기서 일하고 싶어요!라고 어필을 하면 좋을 것이다. 아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