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민담화

EP4. 짐이 산더미

베를린빌런 2023. 5. 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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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날짜가 확정되었고, 출국 1개월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와 짐 싸기에 돌입했다. 

 

가구와 식기가 전부 완비되어 있는 집을 구한 지라 컨테이너 이사도 필요없고, 그냥 짐만 싸면 된다고 생각했으나..

이렇게 짐을 싸도 싸도 끝이 없을 줄은 몰랐지! 

 

해외에서 장기간 거주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뭘 싸야하는지, 뭘 버려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돌 되기 전 아기까지 있어서 아기용품을 모조리 챙겨가야 하는 것은 덤! 처음에는 3단 이민가방 6개를 가지고 시작했으나, 너무나도 쉽게 꽉꽉 차버렸다. 겨울옷이라던지, 아기 장난감, 주방용품 등등 싸야 할 짐이 아직 너무 많았는데.... 이 때가 사실 가장 힘들었고 우리 부부가 많이 싸우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버려야 될 물건도 처리해야 하고, 살던 집에 있던 큰 가구가전들도 처리해야 하고, 짐도 싸야 하고, 아이도 봐야 해서 아주 힘겨웠다. 

 

다행히도 우리는 독일에 가면 살고있을 주소가 확실하게 있었기 때문에, 짐을 택배로 보내놓고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방향을 선회해서, 우체국 5호 박스를 마구마구 가져와서 택배박스를 싸기 시작했다. 

 

중고 의류, 중고 아기 장난감, 식물성 식품류 등등 한 달~두 달 뒤에 받아도 되고 통관에 문제없을 물품들 - 택배 

도착하면 당장 써야 할 옷이나 세면도구 등, 당장 필요한 아이 먹거리 및 아이용품, 그 외 택배로 보내면 통관에 문제가 될 것 같은 물품(장류, 유아서적, 밥솥이나 물끓이개 등의 기계류) - 이민가방

 

이렇게 구분하여 짐을 싸기 시작했고, 다 싸고 나니 이민가방 6개와 택배박스 20개가 거실에 널부러져 있었다.   

 

택배업체는 우체국이 아닌 사설 업체를 이용하였는데, 짐을 다 싸고 나니 '배터리가 포함된 제품은 보낼 수 없습니다' 한 마디에 박스를 여러 개를 열고 배터리를 꺼내야 했던 해프닝도 있었다. 결국 출국 2주 전에 택배박스 20개를 독일로 배송시켰다. 

 

남은 짐은 32kg짜리 이민가방 6개, 그리고 기내수하물, 그리고 유모차였다. 이걸 잘 들고 갈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불안도 했지만, 그러는 사이에 출국일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1개월 정도 잡고 짐을 쌌는데, 가능하다면 더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짐을 쌀 수 있었으면 좋았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짐을 다 수거해 가고 나서야 알았는데, 우리가 이용했던 사설 업체는 세관을 피하기 위해 한 번에 한 박스씩 배송을 보냈다. 그 말인즉슨 도착하는 것도 한 번에 한 박스씩 배송이 온다는 뜻이었다. 만약 지금 다시 짐을 싸라고 한다면, 일찍 받을 물건과 늦게 받을 물건의 순서를 정해서, 순서대로 택배 박스를 만들 것이다(보내는 순서는 업체에 요구해서 우리가 정할 수 있다).

 

그리고 해외에서 장기거주는 처음이라 뭘 버려도 되고 뭘 들고가야되는지 감이 없어서,  이것 저것 택배박스를 많이 쌌는데, 막상 독일에 와보니 받아놓고는 안 쓰는 물건이 제법 많았다. 2022년 초 기준으로 저 택배박스 하나당 배송료가 십몇만원 씩 들었는데, 배송비 아까웠다고 할까.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 중에 이민 짐을 싸시는 분이 있다면 짐을 어떻게 던 최소화 하시라고 권하고 싶다. 

 

한 줄 요약 : 가져갈까 말까 고민되면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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