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겁의 기다림 끝에 독일 의사 면허를 받을 수 있었다. 10월 13일 자로 발급되어 10월 19일에 집으로 우편이 도착하였다.
FSP 시험을 합격하고 서류를 Ergänzung한 다음, 12월 27일 자로 발급된 서류를 1월 말 경 우편을 받았으니 서류 발급일자 기준으로는 약 10개월가량, 우편을 받은 날짜 기준으로는 9개월가량 소요되었다.
2018년도에 6개월 만에 면허가 나오던 때와는 상황이 좀 변하여 모든 일처리가 약간씩 늦어지고 있다. 필자처럼 무식하게 독일에 계속 붙어있으면서 면허를 기다리는 것 보다는, 한국에서 면허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편이 금전적으로나 생활적으로나 훨씬 유리한 선택일 것이다. 필자는 아내가 여기서 취업을 하고 돈을 벌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을 버틸 수 있었다.
그동안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하면,
1) 적어도 특정 과들은 Berufserlaubnis만으로는 베를린 내에서 일자리 구하기가 불가능하다. 필자의 경우 독일의 OOOO과 학회의 저명한 인사로부터 추천서를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추천서빨을 총 동원 해보아도 구직에 실패했다. 인원이 많이 필요한 내과나 마취통증의학과, 외과는 상황이 다를 수도 있겠다(실제로 구인 공고도 내과 마취 외과 정신과가 90%다). 정신건강의학과는 정말 사람이 모자란 것 같은데, 한국인이 영어도 아닌 2 외국어로 정신의학적인 상담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방금 언급된 과들은 Berufserlaubnis로 취업을 성공했다는 소식이 가뭄에 콩 나듯이 들린다.
2) 면허가 나오더라도 베를린에서 바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 면접을 다니다가 독일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베를린에서 Assistenzarzt를 하고계신 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도 Magdeburg라는 브란덴부르크의 도시에서 6개월을 일하고 베를린으로 넘어왔다고 한다. 독일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해도 경력을 어디서 구해와서 베를린으로 들어와야 하는 실정에서, 외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갓 면허를 딴 사람을 채용해 주는 경우는 극히 소수일 것.
위 두 가지 이유에다가 + 비자를 위한 외국인청 테어민 잡기가 로또 당첨보다 더 어려워진 작금의 현실 때문에, 필자는 독일로 이민을 원하는 의사가 있다면 일단 베를린으로는 오지 마시길 권유드린다. 브란덴부르크나 헤센, 바이에른 등 땅덩어리가 넓은 주에는 깡촌이라 할 지라도 노동허가만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자리들이 분명 존재하고, 면허가 나올 때까지 또는 KP시험을 칠 때까지 힘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독일 의사면허만을 바라는 상황이라면 베를린에서 진행해도 무방하나(FSP가 다른 주보다 쉬운 편이라는 장점이 있다), 면허가 발급 될 때까지는 한국에서 대기하는 것을 추천. 베를린의 한인 민박 같은 곳에서 Anmeldung을 하고 우편물을 받아주는 것으로 계약을 한 다음, 한국에서 기다리면서 일을 하신 분이 실제로 계신다. 비록 그분은 면허가 나왔지만 한국에서 벌려놓으신 일 때문에 독일로 올 계획은 아직 없으신 상태이나.... 이러한 방법도 가능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여하튼 이제 Deutschlandweit하게 일을 구해볼 수 있게 되었다. 놀고먹는 것은 그만하고 일터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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