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사 독일에서 의사하기

필자의 개인적인 Hospitation 후기

베를린빌런 2023. 9. 5.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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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spitation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Arbeitsstelle 공고가 나서 지원을 했을 때, 병원 측에서 지원자에게 관심이 있으면 와서 하루 병원을 견학하게 해 준다. 이 때는 무언가를 배우고 익힌다기보다는 의국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어보는데 중점을 둔다. 견학 겸 지원자 면접을 보는 느낌? 이때 전공의들이 일하는 광경을 직접 보기도 하고, Staff들이 친히 수술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이때 Chefarzt와의 만남도 가지게 된다. 다른 블로그의 글에 따르면 반나절 정도 보고 가버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필자는 오후 4시경까지 구경을 하다가 누가 집에 가래서 그때서야 집에 왔다. 집에 와서 병원이 맘에 들면 적극적으로 여기서 일하고 싶어요!라고 어필을 하면 좋을 것이다. 아쉽게도 필자는 아직 Hospitation 이후의 과정에 대해서 경험해보질 못했다. 

 

2. 병원의 특정 과와 계약을 해서 짧게는 1주, 길게는 2-3개월 동안 병원에서 Gastearzt 신분으로 병원과 특정 과의 생활을 경험하고 채혈 등의 간단한 Job에 직접 참여하는 형식. 무급으로 진행되는거라 사실 노동허가까지 받은 입장에서는 썩 내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독일에 와서 기본적인 FSP 수업을 듣고 나서 바로 Hospitation을 시작하면 필드에서 사용되는 실전 독일어를 익힐 수 있고, 추후 구직을 할 때 좋은 관계를 가진 채로 시작할 수 있다. FSP를 준비하기에도 아주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필자는 독일의 모 교수님 도움을 받아 일 주일 간 헤센 주에 있는 모 병원에서 Hospitation을 진행하였고, 아침부터 오후까지 수술실 및 병동, 외래 등을 참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때 본인은 외국에서 온 전문의로서 독일의 의료 시스템을 견학 온 입장으로, 해당 과의 Staff들과 수술에 대한 Diskussion도 나눌 수 있었고 병동 등을 보면서 이곳 전공의들이 어떻게 일하는 지도 대략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두 가지가 매우 좋았는데, 첫 번째로는 독일에 와서 직업적으로 오랜 휴식기를 가지고 있는지라 다시 한번 '나 이런 일 하는 사람이었지!'라는 직업적인 열정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베를린에 돌아와 보니 부쩍 독일어로 말하거나 듣는 것이 늘어있었다. 그리고 독일의 여러 의사를 알고 지내게 되면, 반드시 나중에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practice는 한국과 다를 것이 없다. 한국에서도 보통 대학병원급 이상에서 일을 할 때는 유럽이나 미국의 가이드라인을 많이 참조하니까, 치료 방법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수술이나 시술의 경우는 한국의 병원이 더 잘하는 경우가 많다(손으로 하는 어떤 행위들은 개인적으로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 모든 과정을 외국어로 접하는 것이 의미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 독일 면허를 준비하거나, 아니면 모든 과정을 마치고 한국에서 면허증을 받았을 때, 한국의 모든 것을 때려치우고 이 곳으로 오기란 매우 부담될 것이다. 그럴 때도 한국에서 약간의 휴가나 휴식기를 가지고 Hospitation을 와보는 것도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이 독일에서 계속 시험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면, 일 없이 지내는 것 보다야 Hospitation을 2-3개월 하는 것이 독일어를 늘리는 데에도, 그리고 직업적인 끈을 이어나가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결국, 독일에서 의사로서 살아갈 생각이 있다면 한 번쯤은 시도해 볼 것을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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