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2. 그리고 또 베를린의 집을 찾아 나서는 여정

집을 구해서 베를린에 들어왔고, 아내는 취업을 했고,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니고,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려나가는 것 같아 보였지만 해결되지 않은 숙제들이 남아 있었다.

 

첫 번째로는 필자의 직업활동이 해결이 되지 않았다(사실, 베를린에 온 지 1년이 넘은 지금도 해결이 안 되었다). 물론 슈페어콘토로 3만 유로 약간 넘는 돈을 가져오긴 했지만 이건 1년이라는 기한이 있는 돈이다 보니 언젠가는 고갈될 돈이었기에, 내가 돈을 벌어야 아내가 파트타임으로 전환을 하는 등 유연한 업무 형태가 가능하게 된다. 사실 이 부분은 한국에서 가지고 있던 자격사항을 여기에서 인정을 받아야 해결이 되는데 독일의 공무 처리 속도에 치를 떨고 있다. 추후 완만하게 해결되면 해당 내용에 대해 글을 써볼 계획이다. 

 

두 번째로는 집이다. 아무래도 57제곱미터는 아이와 함께 살긴 넓지는 않은 크기기도 하고, 아이가 더 크게 되면 본인 공간을 마련해줘야 할 필요도 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살고 있는 집이 1년으로 기간이 정해져 있는 계약이라는 것이다. 집주인 본인 또는 친척이 거주할 목적이 있으니 처음 계약서 쓸 때부터 렌트 기간은 1년이고 더 연장할 수 없다고 못박혀있었다. 여름이 지나고 바람이 시원해질 때쯤 공포감도 같이 엄습해 왔다. 

 

그래도 현지에서 구하는 거니까 괜찮지 않을까? 원룸이나 WG는 유학생이 많아서 경쟁이 박터지지만 가족이 살 만한 보눙은 경쟁이 좀 덜하지 않을까? 너무 중심부만 고집하지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라고 머릿속에서는 행복회로를 굴리기 시작했고, 동시에 너무 외곽으로 가면 '애기 어린이집 통학에 문제가 생길 텐데'라는 걱정도 들었다. 물론 현지에서 구한다고 쉽지도 않았고, 가족이 살 만한 보눙도 경쟁은 박터졌으며, 중심부가 아니어도 집을 보러 30팀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드는 현장을 보았다. 

 

사실 이 글을 통해 소신 발언을 하자면 베를린에 학교나 직장을 이미 구해놓아서 베를린에서 방을 구해야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정착지로 베를린을 추천하지 않는다. 일단 집을 구하는 게 현지에서 부부 둘 중 한 명이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도 외국인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독일인들도 직장 있고 소득증명이 다 되어도 집을 구하는데 6개월은 잡아야 한다. 아예 베를린 시가 아닌 근교로 나가면 모를까... 근데 외곽에는 정말 어학원도 직장도 아무것도 없다. 

 

가구가 모두 구비되어 있는 집을 월세를 더 비싸게 내고 구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아이가 있는 집은 이것도 쉽지 않다. 아이가 쓸 공간을 만들기 위해 가구 위치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이 불가능한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고, 아기가 놀다가 집에 있는 가구를 상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예전 글에서 설명한 WG-gesucht나 Immoscout24 말고 아래에 링크해둔 사이트들을 먼저 둘러보시길 권한다. 

 

https://wunderflats.com/en

Furnished Apartments, Homes, Temporary housing - Rent on Wunderflats - Wunderflats

https://hometohome.de/de/

HOME TO HOME – Wohnen auf Zeit in Berlin

https://thehomelike.com 

Homelike: Furnished Apartments. Monthly Stays. Flexible living.

https://housinganywhere.com

HousingAnywhere

 

다음 몇 편의 글에서는 집을 구하다가 생긴 몇몇 에피소드를 공유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