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민담화

EP13. 그래서 베를린은 아기 키우기 좋은 곳인가요? (3)

베를린빌런 2023. 5. 18.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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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이 주제로 세 번째 글이 나오고 있다. 첫 번째 글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즐길 콘텐츠가 많다는 이야기를, 두 번째 글에서는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 편리한 대중교통에 관해 이야기했었다. 
 
아내는 현재 독일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필자가 아직 직장이 없어서 아이를 같이 돌볼 여력이 되어서 문제가 없긴 하지만, 워킹맘의 길은 아주 어려운 길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부서에는 아기를 두 명, 세 명을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여성 분들이 더러 있다. 한국의 직장생활과는 다른 점이 있는 걸까?
 
우선 현재 아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은 아이가 열이 나거나 아프면 본인이 언제나 병가를 내고 아이를 챙길 수 있는 구조이다. 육아휴직도 3년으로 매우 긴 편이다(보통은 1년 정도 쓴다고 한다). 본인의 Work-Life Balance에 따라 업무 Capacity도 80%, 70% 등으로 줄여서 근무하는 것이 자유롭다(8시 출근 5시 퇴근이 100%라면, 9시 출근 4시 퇴근 이런 식으로 본인의 업무 시간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업무 시간을 2시간만 줄여도 아이의 어린이집 등하원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전일근무나 반일근무 이외에도 업무 형태의 옵션이 매우 많다). 휴가도 1년에 30일가량 되어서 어린이집이 쉬는 날 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아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대부분 독일 노동법에서 보장되는 노동자의 권리라고 한다. 육아와 일을 양립할 수 있는 사회 구조가 갖춰진 것, 그리고 아무도 그 제도를 활용하는데 대해서 눈총 주지 않는 것. 이런 면에서 본다면 베를린은 참 육아하기 좋은 곳이다. 
 
사회 구조적으로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나 아이들이 환영받는 사회 분위기가 있다. 필자는 현재 베를린에서 1년 이상 거주하면서 '노키즈 존'을 한 번도 보지 못했고, 가봤던 식당 대부분이 아이를 위한 의자와 식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유모차가 들어가기 어려운 식당의 경우 유모차를 주차할 곳을 정해주기도하고, 식당 안에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놀 만한 공간을 보유하는 곳도 많았다. 야외에 있는 비어가르텐들의 경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딸린 곳도 있었다. 
 
어딜 가도 환영받을 수 있다는 믿음. 아이를 키우더라도 경력이 단절되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 이 '믿음'이 아이를 키우는데 결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만큼 내 아이의 행동거지도 잘 챙겨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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