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에서는 베를린은 아이와 야외활동 하기도 좋고, 아기와 함께 즐길만한 콘텐츠도 많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아내가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베를린은 버스가 모두 저상버스 라서 유모차를 타고 버스를 타는 것이 전혀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베를린 버스의 중간 부분에는 유모차나 휠체어를 약 세 대 (모델에 따라서 네 대) 댈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버스가 정차하면 내리는 문 방향으로 기울어져 유모차나 휠체어, 또는 보행기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탑승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다. 휠체어를 탄 승객이 탑승하려고 할 때는 기사분이 직접 탑승을 돕는다.
그리고 한국은 지하철 이외에는 '철도' 형태의 대중교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여기 베를린에는 지하철(U-Bahn) 외에도 S-Bahn, 트램 같은 '지상 철도 형태의 대중교통'이 활성화되어 있고, 유모차가 타기에 역시나 편리하게 되어 있다. 사실 아이를 데리고 지하철을 타게 되면 창밖을 볼 수가 없어 답답한 느낌이 드는데, 이러한 지상 철도를 이용하면 아이도 창 밖을 구경할 수 있는 등 조금 더 안정적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현재도 필자는 아이 어린이집 등원을 트램으로 시키는 중이다.
이렇게 유모차를 끌고 대중교통을 타기 편하기 때문일까? 버스나 지하철 등등에서 우리 집 말고도 유모차를 아주 많이 볼 수 있다. 유모차가 타고 내리는데 조금 시간이 걸려도 사람들 모두가 여유 있게 기다려주는 분위기도 유모차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밖을 다닐 수 있는데 한몫한다. 필자의 가족들도 베를린에서 아직 자동차를 구입하지 않았지만 베를린 곳곳을 다니는데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필요할 때는 카셰어링을 해서 다니고 있다(휴대용 카시트를 이용한다). 아직까진 자동차를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는 않는다.
최근에 한국을 한 번 방문한 일이 있었는데, 분당선을 타는데 유모차가 우리 아이 한 대밖에 없어서 아주 시선이 집중되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 나라도 구형 열차들 말고 새 열차들은 유모차 공간도 있고 배려가 많아졌다는 느낌은 드는데, 아이 있는 집은 웬만하면 자동차로 다니는 문화가 아직 지배적이고, 저상버스가 아직은 많지 않아서 베를린 같은 풍경을 보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 말고도 하고싶은 말들이 있어서, 다음 글에서 다시 풀어나가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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