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민담화

EP11. 그래서 베를린은 아기 키우기 좋은 곳인가요? (1)

베를린빌런 2023. 5. 16.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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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현재 베를린에 1년 조금 넘게 거주 중이다. 8개월 아이를 안고 독일행 비행기를 탔었고, 지금 그 아이는 한국에서 산 날 보다 베를린에서 산 날이 더 많다. 중간에 1개월 정도 한국에 잠깐 들어갈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독일은 아기 키우기는 참 좋은 나라 같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했다. 
 
아이를 키우기 좋은 곳이란 무엇일까? 누군가는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곳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아이들이 안전한 곳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사람마다 아이를 키우기 좋은 곳이 어떤 곳인지는 제각기 다를 것이고, 필자는 이렇게 대답하려 한다. '베를린은 아기와 어린이를 대하는 분위기가 좋은 곳이다'라고. 
 
우선 아이들을 데리고 나갈 녹지가 정말 많다. 서울에도 물론 올림픽공원, 서울숲 처럼 크고 좋은 공원이 많지만, 베를린은 동네 근처에 자잘자잘한 공원들이 정말 많다. 서울의 경우 이런 '근린공원'들은 오픈된 곳에서는 거의 없어지고 아파트 단지 안에 주로 형성되어 있는데, 베를린은 어디에서든 10분쯤 걸어나가면 캐치볼 하고 강아지랑 원반던지기 할 만한 공원이 끊임없이 보인다. 인구밀도가 낮은 도시라서 이것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된다(베를린 인구밀도가 제곱킬로미터당 3864명, 서울은 제곱킬로미터당 15699명). 미세먼지가 없어 야외활동하기 좋은 것은 덤.
 
놀이터도 정말 많은데, 근린공원 마다 애들 놀이터가 같이 딸려있는 수준이다. 대부분 모래놀이터라서 어린 아이부터 조금 큰 아이들 까지 노는 데에 문제가 없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당신이 베를린 어디에 있던, 걸어서 10-15분 내로 놀이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탁 트인 녹지가 도시 곳곳에 분포되어 있다
주말에는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특정 놀이터에서는 이런 깜짝 공연도 열리곤 한다.

야외에서 놀기 좋은 만큼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도 많다. 두 돌 미만 아기들도 갈 수 있는 수영장도 있고, 아기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이나 재즈 공연도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를린 필하모니도 무료개방 행사를 한 번 씩 진행하는데, 이때 하는 공연에도 아기를 데리고 입장할 수 있다. 우리 아이가 조금만 더 컸어도 스티로폼으로 악기 만들어보기 라던지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더 많을텐데 아쉬웠을 정도. 
 

베를린 Schoeneberg에 있는 어린이수영장. 2세 미만 아기들도 들어갈 수 있다.

 

아기들과 함께하는 공연에서는 아기들이 단상 한가운데 기어가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이 외에도 박물관이나 미술관, 아기와 갈 수 있는 근교 농장 등등이 있는데, 글 하나로 다 설명드리긴 힘들 것 같다. 추후에 개별적으로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다.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 많은 도시 베를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 그나마 안힘들게 느껴지는 도시 베를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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