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록

알프스 산자락의 아이와 함께 오기 좋은 리조트, Feuerstein Natur Family Resort

베를린빌런 2023. 8. 22.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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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부터는 딸내미의 어린이집이 여름방학으로 3주간 쉰다. 규모가 큰 어린이집은 선생님들이 번갈아가면서 쉬기 때문에 원 전체가 닫는 것은 일주일 남짓이라고 하던데,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은 소규모의 사설 어린이집이라 휴가가 좀 길었다. 이런 일정은 작년 겨울에 이미 다 전달받았었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딸아이가 어린이집을 가지 않는 동안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계획을 짤 수 있었다. 

 

유럽에서의 여름 휴가라고 하면 힘든 일정의 배낭여행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어린아이가 있는 집은 그렇게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도보 여행은 최소화하고, 한 숙소에 오래 머물면서 근처의 액티비티를 조금씩 즐기는 방향으로 여름휴가를 구상하였다. 그리하여 7박을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의 국경 근처에 있는 한 리조트에서 보내게 되었다. 

 

https://goo.gl/maps/fVqaLgAEfnQyaG79A

 

Feuerstein Nature Family Resort · Pflersch, 185, 39041 Brenner, Autonome Provinz Bozen - Südtirol, 이탈리아

★★★★★ · 호텔

www.google.com

 

https://www.feuerstein.info/en/

 

Family Hotel in the Alps | Feuerstein | Resort in Italy

It's Family Time! At the Feuerstein Nature Family Resort: A hotel - unique in South Tyrol/Italy and in the entire Alpine region. Open year-round!

www.feuerstein.info

 

지도의 위치를 보면 알겠지만 브렌네르라는 지방은 이탈리아에서 접근하는 것 보다 오스트리아에서 접근하는 것이 훨씬 빠르다. 리조트에서 인스브루크 공항 또는 기차역까지 픽업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편도 160유로). 우리 가족은 빈에서 2박 3일 여행을 즐기고 인스브루크까지 기차로 이동한 다음 픽업 서비스를 이용했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4인까지 이용할 수 있는 방이었으며 아기침대가 세팅되어 있었다. 가구들은 모두 원목이었고(편백나무로 추정), 침대가 매우 커서 아이까지 셋이 자기에도 충분했고, 커튼과 함께 바깥 창에 이중 블라인드를 칠 수 있어서 완벽한 암막이 제공되어 잠자기 아주 좋았다. 창밖에는 말들이 풀을 뜯고 있는데, 목가적인 분위기에 저절로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리조트는 얕고 넓은 호수를 둘러싼 형태로 이루어져 있고 수영장이 별도로 있지만 호수에도 아이들이 수영복을 입고 뗏목을 타고 있었다. 리조트가 알프스 산세에 둘러쌓여있다는 표현이 적절할까? 한국에는 산이 많지만 베를린은 다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산을 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한국에 살 때는 등산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별 생각이 없었는데 여기서 바라본 산은 정말 멋졌다. 

 

거대한 놀이터와 풋살장은 덤이다.

 

하지만 이 리조트는 액티비티가 가장 큰 강점이었다! 리조트 내부에 탁아소가 있어 아이들을 맡겨두고 어른들이 하이킹이나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우리 딸은 안가겠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못 보냈다), 초등학생 정도 되는 아이들은 모아서 하이킹이나 래프팅을 가기도 하고, 가족이 다 같이 하이킹을 가는 일정도 예약을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어른들은 리조트 내 체육관에서 요가나 필라테스, 피트니스 트레이닝도 즐길 수 있다. 

리조트 내부 사이트에서 일정을 미리 예약한 후 참여한다.
예술혼을 불태우는 딸래미

우리 부부는 번갈아가면서 요가도 다녀오고 그룹PT도 다녀오면서 각자가 하고 싶었던 액티비티를 즐겼다. 사실 가능하다면 딸내미 승마를 한 번 시켜보고 싶었는데, 승마 코스는 만 3세부터 가능하다고 해서 시켜보질 못했다. 좀 더 크자 내 딸... 

 

리조트에 마구간이 딸려있다. 승마를 하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견학을 할 수 있다.
그래도 포니 한 번 타본 딸래미. 저 캐릭터는 Flammi라는 이 리조트 마스코트다.

액티비티가 아니더라도 아이를 데리고 즐길 수 있는 것은 많다. 수영장도 크고 놀이터도 많고, 비가 와도 걱정 없는 실내놀이터도 한가득이다.

산자락 아래에서 따뜻한 물에 수영!
머드 놀이터에는 항상 아이들이 바글바글하다. 그 외에도 헛간 컨셉의 클라이밍 놀이터도 있다.

농장 체험도 할 수 있고 밤에는 아이들을 위한 댄스파티와 공연 등도 많다. 한 마디로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넘쳐나는 곳! 각종 공연도 있고 아이들을 위한 댄스파티도 있다..! 보통 휴양지의 리조트라고 하면 아이들이 놀만한 것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정말 어린이들이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곳이었다. 진정한 의미의 'Family Resort'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바로 이곳에 오면 된다. 

체크아웃 전날에는 그룹 하이킹을 다녀왔는데, 유모차를 가지고 갈 수 있는(프런트에서 조거용 유모차를 대여해준다) 하이킹 코스를 여러 코스 제공해 준다는 것도 아주 마음에 들었고, 베를린도 서울에 비하면 공기가 아주 좋은데 더 공기 좋은 곳에서 산내음 마시며 걷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이 리조트... 밥이 아주 잘 나온다. 기본적으로 조식과 석식은 지정석이 마련되어 있고, 조식은 부페로뷔페로 운영되지만 석식은 코스로 제공된다. 점심은 지정석 없이 스낵 뷔페로 운영이 되는데, 모든 음식은 현지 농장에서 조달해 온 식재료로 제공된다. 유제품과 육류가 특히 질적으로 우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식사는 숙박에 포함되어 있지만 음료는 추가 결제를 해야 하는 것이 아쉬운 부분. 

메인디쉬 퀄리티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메인디쉬는 고기메뉴와 생선메뉴, 채식메뉴 중 택일 가능하다.

일주일 간의 꿈같은 나날을 보내고 인스브루크에 돌아온 순간이 못내 아쉬웠다. 당연히 재방문할 의사가 있는데, 아이가 6살 정도가 되면 여기서 즐길 것이 더 많아질 것 같다. 현재 우리 부부는 둘째 아이도 계획을 하고 있는 관계로... 둘째까지 네 살 정도까지 키우면 정말 정말 즐거운 곳이 되리라 확신한다. 

 

요 근래 가본 곳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다. 성수기엔 가격대가 좀 세긴 하지만, 돈값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에서 아이와 휴가를 보낼 곳을 찾는다면 바로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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